얼마 전 Seraphim을 만났다. 그는 Goldman Sachs라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회사에서 일하다가 블록체인 업계로 넘어왔고, 그 안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낸 사람 중 한 명이다.

다만 그 과정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커리어 쌓기와는 달랐다. 중간중간에는 긴 휴식기가 있었고, 대개의 사람들이 피하려는 공백도 있었다.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다. 실제로 그가 자신을 소개할 때도 자주 붙이는 말이다.

보통 리스크는 피해야 하는 것처럼 말해진다. 가능하면 줄이고, 관리하고, 노출을 낮춰야 하는 것. 그런데 그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리스크와 가까운 사람처럼 소개해왔다.

나는 그 리스크라는 정의가 궁금했다.

단순히 더 공격적인 선택을 좋아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남들이 보기에 위험한 길을 반복해서 골라온 사람이라는 뜻일까.

대화를 이어갈수록, 그에게 리스크는 무모함보다는 자기 삶이 너무 조용히 닫혀가고 있다는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한 단어처럼 들렸다.

리스크라는 방향

가장 먼저 물은 건 그의 이름에 붙어 있던 리스크라는 단어였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공통점이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굳이 고르지 않아도 되는 선택을 한 사람들. 좋은 학교를 가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연봉이 오르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쌓는 대신, 어딘가 불확실한 쪽으로 몸을 기울인 사람들.

Anecdote:

“스스로를 리스크와 가까운 사람처럼 소개해왔잖아요. 그건 단순히 더 공격적인 선택을 좋아한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평범해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더 가까웠나요?”

Seraphim:

“처음에는 농담에 가까웠어요.

제 첫 크립토 직장이 Euler였어요. 거기서 담보, LTV, 이자율 커브 같은 리스크 관련 일을 했죠. 그러다 프로토콜이 해킹을 당했고, 큰돈이 사라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돈을 돌려받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일을 숨기기보다 일종의 배지처럼 갖고 가는 게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더 진지하게 말하면, 저는 스물다섯 살까지 사회가 시키는 올바른 일을 하고 있었어요. 대학에 갔고, 공부를 열심히 했고, Goldman Sachs에도 갔습니다. 겉으로 보면 괜찮은 길이었죠.

그런데 스물다섯 살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대로 계속 가면 나는 평범한 사람이 되겠구나. 별다른 성취 없이, 내가 가질 수 있는 잠재력에 닿지 못하겠구나.

그래서 리스크를 감수하기로 했어요.

그게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는 못 하겠습니다. 저는 원래 리스크를 잘 감수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되고 싶은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프로필에 적어둔 거예요. 내가 올려다볼 수 있는 기준처럼요.

리스크를 더 감수하고 싶다. 평범해지고 싶지 않다. 그런 의도적인 욕망이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타고난 리스크 테이커처럼 말하지 않았다.

리스크를 좋아해서 리스크를 택한 것이 아니었다. 리스크를 피하는 삶의 끝이 더 무섭게 보였고, 그는 자신을 그 단어 쪽으로 조금씩 밀어 넣었다.

좋은 직장 안에서 본 미래

Goldman Sachs라는 이름은 많은 사람에게 좋은 출발점처럼 보인다. 좋은 회사, 좋은 이력, 예측 가능한 커리어. 밖에서 보면 굳이 빨리 내려놓을 이유가 없어 보이는 자리다.

Anecdote:

“Goldman은 밖에서 보면 좋은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그 안에서 어떤 미래를 봤고, 왜 그 길을 계속 가고 싶지 않다고 느꼈나요?”

Seraphim:

“그때 Goldman에서 제 상사를 봤어요.

그리고 20년 뒤의 제 모습이 저 사람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어지는 일, 자유가 없는 삶.

나는 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그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떤 종류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이 회사를 그만뒀어요. 통장에는 마이너스 2,000파운드가 있었습니다. 6개월 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냥 버티는 시간이었죠.

그러다 우연히 블록체인 업계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결국 그게 잘 풀렸습니다.”

멀리서 보면 커리어 전환이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피하고 싶었던 건 특정 직장보다 특정한 미래였다. 안정적인 길이었지만, 그 길 끝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견딜 수 없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비슷한 장면을 떠올렸다.

좋은 업계, 좋은 회사, 좋은 상사 안에서도 사람은 자기 미래를 잃어버릴 수 있다. 문제는 일이 좋은지 나쁜지가 아니라, 그 끝에 있는 사람이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인가였다.

좋은 선택이 항상 좋은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좋은 선택처럼 보이는 것이, 내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가장 빠르게 데려다주는 길일 수도 있다.

감각을 검증하는 사람들

리스크 있는 선택은 지나고 나면 그럴듯한 이야기로 정리된다.

그는 Goldman을 나왔고, 크립토를 만났고, 여러 프로젝트를 거치며 자기만의 위치를 만들었다. 결과만 보면 꽤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보인다.

하지만 선택하는 순간에는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Anecdote:

“리스크가 있는 결정을 할 때는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요? 혼자만의 확신은 위험할 수 있고, 아무에게나 물으면 평균적인 조언이 되잖아요. 어떤 방식으로 감각을 검증하나요?”

Seraphim:

“이 업계에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떠다닙니다. 대부분은 실패하죠. 중요한 건 그중에서 맞는 것을 고르는 일입니다. 어디에서 일할지, 어떤 회사를 시작할지, 무엇을 거래할지 모두 비슷합니다.

제 프로세스는 보통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제 직관입니다.

두 번째는 똑똑하고, 시장을 이해하고, 관습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자신을 둘러싸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제 가설을 검증합니다. ‘이거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물어보는 거죠.

충분히 똑똑한 사람들이 제 가설을 어느 정도 검증해주면, 아마도 올바른 방향에 가까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이 항상 맞는 방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무도 믿지 않는 베팅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경험에서는, 제가 높게 평가하는 몇몇 똑똑한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아이디어를 검증해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모두가 동의할 필요는 없어요. 50대 50이어도 됩니다. 중요한 건 그런 사람들 주변에 있는 것입니다. 박스 밖에서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그는 직관을 말했지만, 직관만 믿지는 않았다. 주변 사람을 말했지만, 다수결을 믿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 내 생각을 부딪히느냐다.

리스크 있는 선택을 혼자서만 품고 있으면, 그것은 쉽게 자기 확신이 된다. 반대로 아무에게나 묻기 시작하면, 그것은 쉽게 평균적인 조언이 된다.

내가 믿는 감각을, 내가 인정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부딪혀보는 것. 그는 그렇게 리스크를 혼자만의 확신으로 남겨두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리스크

나는 실패한 리스크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다.

Anecdote:

“지금까지 감수했던 리스크 중에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도 있었나요? 어떤 선택은 분명 실패처럼 느껴졌을 텐데, 그런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Seraphim:

“솔직히 말하면, 저는 아주 큰 리스크가 있었고 그것이 완전히 실패한 결정은 아직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집 전체를 거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 자산의 50%나 90%를 한 가지에 거는 식으로 움직이지 않아요.

누군가는 Euler에서 일하면서 해킹이 터진 것을 리스크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어떻게 될지 몰랐던 것도 리스크였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해킹 이후에도 스마트 컨트랙트,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방식, 그런 상황을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악의 리스크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리스크를 감수한 적은 없습니다. 계속 움직이기만 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은 리스크를 움직임에서 찾는다. 회사를 그만두는 것. 낯선 도시로 가는 것. 새로운 업계에 들어가는 것.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 실패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는 것.

그는 반대로 봤다. 가장 위험한 것은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무모함은 아니었다. 그는 집을 걸지 않는다고 했다. 전부를 한 번에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가 경계하는 것은 큰 베팅보다 긴 정체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 사람은 실패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은 계속 흐른다.

그 시간도 결국 리스크가 된다.

삶을 미루지 않기 위해 쉰다는 것

그는 한동안 쉬었다.

일반적인 커리어 문법에서는 쉬는 기간도 리스크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은 다음 직장을 확보한 뒤 이동하려 한다. 공백을 줄이고, 이력서의 빈칸을 최소화하고, 불확실한 시간을 짧게 만든다.

그런데 그는 일부러 그 시간을 가졌다.

Anecdote:

“보통은 다음 자리를 먼저 확보하고 움직이잖아요. 그런데 왜 바로 다음 커리어로 가지 않고, 시간을 비워두고, 여행하고,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나요?”

Seraphim:

“저는 제 자신을 먼저 우선 순위로 두고 싶었습니다.

마흔 살까지 미루고 싶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다가 마흔이 되어서 중년의 위기를 겪곤 합니다.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1년 정도, 혹은 더 길게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다시 크립토로 돌아갈 계획도 없었고, 사실 아무 계획도 없었어요.

그냥 그만두고, 제가 항상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려고 했습니다. 마흔까지 기다리지 않으려고요.

그리고 저는 그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때는 제가 우선순위였어요.

더 저 자신이 되면, 나중에 FOMO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의나 어떤 상황에 들어갔을 때, 내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끼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은 그런 느낌이 없습니다. 제가 집중하고 싶은 것은 일과 새로운 커리어뿐입니다. 다른 것들은 이미 해봤어요.

그래서 지금은 FOMO가 없습니다.”

그에게 휴식은 멈춤이라기보다, 나중에 일을 더 제대로 하기 위해 먼저 삶을 써보는 시간이었다.

나 역시 몇 달째 회사를 그만둔 상태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보면 이상한 선택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다음 자리를 먼저 확보한다. 공백을 줄이고,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지금 가진 것을 잃지 않으려 한다.

사람은 종종 일을 위해 삶을 미룬다. 지금은 바쁘니까, 조금 더 안정되면, 돈을 더 벌면, 직급이 올라가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언젠가는 너무 자주 너무 늦게 온다.

그는 그 시간을 앞당겼다.

대화 중 나는 예전에 읽었던 문장을 꺼냈다.

삶을 생각할 때, 언젠가 죽기 직전에 자기 삶을 아주 잘 익은 사과 한 입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달고, 충분하고, 아쉽지만 그래도 잘 베어 문 과일 같은 삶.

삶을 제대로 맛보는 것. 커리어만 잘 쌓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시간과 감각과 욕망을 실제로 살아보는 것.

Seraphim도 비슷하게 말했다. 마지막에 돌아봤을 때, 재미있고 충만했고, 내가 원했던 것을 어느 정도 얻은 여정이었다고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도 했다.

일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삶의 부분을 먼저 확인하는 것.

몸이 안정되어야 생각도 덜 흔들린다

나는 그 시간이 실제로 그를 어떻게 바꿨는지도 궁금했다.

긴 휴식은 밖에서 보면 낭만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일정이 사라지고, 명함이 사라지고, 매일 나를 설명해주던 구조가 사라진다.

Anecdote:

“그렇게 쉬는 시간이 실제로 당신을 어떻게 바꿨나요? 커리어를 멈춘 시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안쪽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Seraphim:

“내부적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영양에 대해서도 정말 많이 공부했어요. 시간이 많다 보니 그쪽으로 깊게 들어갔습니다. 설탕처럼 도파민을 급격하게 올리는 것들을 거의 끊었습니다. 저는 더 선형적인 도파민 상태를 만들려고 했어요.

예전에는 항상 무언가가 저를 긁고 있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기분에도 업다운이 많았고요.

그런데 지금은 훨씬 차분해졌습니다. FOMO가 줄어든 것과 건강을 다루는 방식이 함께 작용한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여전히 감정적일 때도 있고, 화가 날 때도 있고, 예민할 때도 있습니다. 인간이니까요. 하지만 감정의 변동성은 많이 줄었습니다.”

그 답이 좋았다. 변화가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라 몸의 이야기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커리어의 불안은 몸과도 연결되어 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감각은 종종 잠, 음식, 술, 운동, 리듬과 섞여 있다.

사람은 머리로만 방향을 찾지 않는다.

때로는 몸의 변동성이 줄어들어야, 비로소 생각도 조금 덜 흔들린다.

실패의 크기는 시간이 바꾼다

그다음에는 자기 의심의 시간으로 넘어갔다.

쉬는 동안 나는 종종 비슷한 감각을 느꼈다. 나는 남들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닮고 싶었던 사람들과 비교하면 충분히 치열하지 않았다는 생각. 내가 잘못 달려온 것은 아닌지,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감각.

비슷한 질문을 주변의 똑똑한 친구들에게도 던져봤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정체성의 흔들림을 겪고 있었다.

그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을까.

Anecdote:

“당신에게도 자기 의심이 크게 올라왔던 시간이 있었나요? 내가 해온 일이 사라지거나, 내가 믿었던 방향이 틀렸다고 느꼈던 순간이요.”

Seraphim:

“Euler에서 일할 때, 저는 2억에서 3억 달러 정도의 자산을 소싱해왔습니다. 제 첫 번째 진짜 크립토 일이었고, 당시에는 큰 규모였죠.

그런데 해킹으로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해킹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는 이 일을 당연히 성공시키기로 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보상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보상이 현실화되기 2주 전에 해킹이 터졌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결국 타오르다가 사라지는 별 같은 존재인 걸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으로 끝나는 걸까.

한 달 정도 자기 의심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항상 내 것을 가져간다는 생각도 들었고, 나는 결국 해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다 영국에 있는 친구 Andrew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는 저를 산길로 데려갔고, 우리는 거의 소를 칠 뻔했고, 거의 죽을 뻔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한쪽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였어요. 그런 경험이 이상하게 저에게 관점을 줬습니다.

차가운 강에서 웨이크보드를 하다가 손가락과 발가락이 부러질 것 같기도 했고요. 그 한 달 동안 그런 경험들이 저를 그 실패에서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돌아보면 그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실패였습니다. 그때는 아주 크게 느껴졌지만요. 실패하고, 잠깐 다른 곳으로 가고, 쉬고 나면, 한때 크게 보였던 일이 차트 위의 작은 흔들림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실패의 크기는 시간이 지나며 달라진다.

그 순간에는 모든 것이 무너진 것처럼 보인다. 내가 쌓은 것이 사라지고, 내가 믿은 방향이 틀렸고, 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멀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몸을 다른 장소에 놓고, 전혀 다른 경험들이 삶에 끼어들면, 실패의 크기는 조금씩 다시 조정된다.

사소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실패 하나가 삶 전체를 설명하지는 못하게 된다.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감정

나는 그에게 내가 자주 떠올리는 성장의 그래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성장이라고 하면 계속 우상향하는 선을 떠올린다. 하지만 내가 들었던 말은 조금 달랐다. 진짜 성장은 그래프가 올라갈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려갔다가 다시 이전 자리까지 돌아오는 과정에서 생긴다는 이야기였다.

무너지는 것 자체가 사람을 성장시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너진 뒤 다시 올라오는 과정은 사람을 바꾼다. 많은 사람은 한 번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는 경험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 된다.

그래서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감정에 대해 물었다.

Anecdote:

“무너진 뒤에 다시 올라오는 과정이 사람을 바꾼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어떤 감정이 바닥에서 다시 움직이게 만들었나요?”

Seraphim:

“이런 경험들은 도움이 됩니다. 그런 이야기를 읽는 것도 도움이 돼요. Jensen Huang도 회사가 몇 번이나 죽기 직전까지 갔다고 말하잖아요. 돈이 거의 떨어지고, 문을 닫아야 할 뻔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요.

그런 이야기를 알게 되면, 이것이 아주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게 됩니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날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어떤 바닥을 칠 때, 저를 다시 꺼내는 것이 일종의 분노라는 걸 발견했습니다. 반항적인 분노요.

‘좋아, 해내고 말겠다’ 같은 감각입니다.

약간의 복수심은 좋은 것 같아요. 특정한 사람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상황에 대한 복수에 가깝습니다. 세상에 조금 밀어붙이는 느낌이죠.”

복수심이라는 단어는 거칠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가 말한 것은 누군가를 무너뜨리고 싶다는 감정이 아니었다.

상황에게 지지 않겠다는 감각. 사람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항상 깨끗한 목표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억울함, 분노, 반항심 같은 감정도 사람을 다시 일으킨다.

움직이지 못할 때 필요한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리스크라는 말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상황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다. 사람은 불확실성 앞에서 약해지고, 압박 앞에서 비이성적이 된다.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움직이지 못한다.

Anecdote: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리스크라는 말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실제로 그 안에 있으면 움직이기 어렵잖아요. 그런 사람에게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Seraphim: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으려면, 지금 가고 있는 길이 결국 나를 깊은 곳으로 데려간다는 것을 완전히 깨달아야 합니다.

이 길은 더 이상 가능한 길이 아니구나. 그 정도로 느껴야 합니다.

저는 예전에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제대로 된 알코올 중독자였어요. 몇 년 동안 끊지 못했습니다. 끊었다가도 다시 돌아갔죠.

제가 그 길이 더 이상 가능한 길이 아니라고 깨달은 건, 간이 많이 망가졌고 의사가 이대로 가면 죽을 수 있다고 말했을 때였습니다. 그 정도의 무게가 필요했습니다.

그 뒤로 술을 마시고 싶은 아주 작은 욕구가 생길 때마다, 저는 기억해야 했습니다. 이걸 하면 나는 죽는다.

그 정도로 극단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 지대에서 사람은 금방 핑계와 정당화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제가 조언하고 싶은 건, 지금 자신의 상황을 보고 끝까지 외삽해보라는 것입니다. 지금 버는 돈, 내는 세금, 인플레이션 이후에 남는 것, 앞으로의 확률을 계산해보세요. 그러면 계속 이렇게 살면 어떻게 되는지 보일 겁니다.

이대로 가면 나는 망한다. 취약해진다. 정부든, 상사든, 누군가 나를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 깨달음이 완전히 들어왔을 때에야 비로소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선택지는 더 이상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많은 조언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려고 한다. 그는 먼저 현실을 더 세게 보라고 말했다.

막연한 불안만으로는 잘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의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끝까지 봤을 때, 움직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요가 된다.

그때는 더 이상 이렇게 말하기 어렵다.

언젠가 해야지.

대신 이렇게 말하게 된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

마지막에는 삶의 목표로 넘어갔다.

사람들은 보통 일을 일로 생각하고, 삶은 퇴근 후와 주말에 있다고 여긴다. 월요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주말이 오면 겨우 자기 삶이 시작된다고 느낀다.

그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아주 자연스러운 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요즘 자주 이 질문을 하게 된다.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

Anecdote:

“지금 당신에게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자유를 어느 정도 얻은 뒤에도 계속 쫓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건 어떤 모습인가요?”

Seraphim:

“큰 꿈 중 하나는 자유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는 얻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원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나를 피할 수 없는 방식의 영향력. 지금보다 더 큰 규모에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감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어떤 방식으로든 저를 통해 일어납니다.

큰일이 아무것도 제 의견 없이 지나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좋습니다.

나머지는 이미 어느 정도 갖고 있어요. 저는 건강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제가 누구인지 알고 있고,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무언가를 사냥하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피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더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일의 주변부에 머무르지 않는 것. 자신의 판단과 감각이 실제 세계의 결정 안으로 들어가는 것. 삶을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것.

그 말은 그가 처음 리스크라는 단어를 붙들었던 이유와도 연결되어 있었다.

평범해지고 싶지 않다는 말은 남들보다 위에 서고 싶다는 말만은 아니었다. 자기 삶이 좁아지는 것을 그대로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이었다.

마치며

이 이야기가 리스크를 찬양하는 이야기로만 읽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Seraphim은 전부를 한 번에 거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집을 베팅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리스크는 무모한 도박이 아니다.

그에게 리스크는 자신이 가는 길의 끝을 똑바로 보는 일이었다.

이 길을 계속 가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나는 정말 그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엇이 사라지는가.

리스크는 항상 바깥에만 있지 않다.

회사를 그만두는 것만 리스크가 아니다. 원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도 리스크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만 리스크가 아니다. 아무 일도 시작하지 않는 것도 리스크다. 실패하는 것만 리스크가 아니다. 실패를 피하느라 삶의 폭이 줄어드는 것도 리스크다.

그래서 가끔 사람은 더 용감해지기 전에, 먼저 더 정확해져야 한다.

내가 있는 곳이 정말 안전한 곳인지.

아니면 그저 천천히 나를 작게 만드는 곳인지.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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